진순신(陳舜臣)의 <소설 십팔사략>을 번역, 연재할 계획이다. <십팔사략>이라면 천승세 선생이 쓴 책도 있고 고우영 화백이 그린 만화도 있다. 진순신의 <소설 십팔사략>을 번역해 출판한 책도 있는데, 나는 중국사 공부와 일본어 공부를 겸해 황소걸음으로 느려도 끝까지 가 보려고 한다.
십팔사략(十八史略)은 원(元)의 증선지(曾先之)가 쓴 중국의 역사서이다. 원제는 <고금역대십팔사략>(古今歷代十八史略)으로 태고부터 송(宋) 말까지의 정사(正史) 18사를 간추려 쓴 역사서이다. 18사는 다음과 같다.
『사기』(사마천)
『한서』(반고)
『후한서』(범엽)
『삼국지』(진수)
『진서』(방현령 외)
『송서』(심약)
『남제서』(소자현)
『양서』(요사렴)
『진서』(요사렴)
『위서』(위수)
『북제서』(이백약)
『후주서』(최인사)
『수서』(위징・장손무기)
『남사』(이연수)
『북사』(이연수)
『신당서』(구양수・송기)
『신오대사』(구양수)
『송감』(『속송편년자치통감』(이희)와『속송중흥편년자치통감』(유시거)두 책을 하나로 본다)
중국에서도, 우리 조선에서도, 그리고 일본에서도 <십팔사략>은 정통 역사서로 대접 받지는 못 했다. 우리에게 전해진 시기는 조선 태종 3년(1403년)이고 일본으로 건너간 것은 무로마치 시대(室町時代)라는데 본격적으로는 에도 시대(江戸時代)부터라고 한다. 중국에서는 사신들이 조선에 다녀가며 조선 문인들의 문집과 함께 <십팔사략>을 가져갔을 정도로 오래 전에 자취마저 감춘 듯하다. 조선에서도 이덕무(李德懋)가 “우리 나라에서는 몽학(蒙學;어린아이의 공부)에게 반드시 《통감》과 《사략》을 가르친다.”라고 한 것으로 보아 초학의 학습서였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. 일본에서는 중국문학을 연구한 다카시마 도시오(高島俊男)가 중국에서도 예로부터 어린애들이나 읽게 했던 책인데 일본인들은 이걸 전거로 삼을 만한 역사책으로 과대평가, 착각해 왔다고 비판하였다고 한다. (참조-위키백과)
하지만 역사서로서의 품격이나 세상의 평판과는 별개로 <십팔사략>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점이 매력이다. 그리고 중국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. 서술이 조밀하지 않아 오히려 가벼운 기분으로 겅중겅중 읽기 좋다. 정사만이 역사는 아니다. 야사도 역사이고 기담도 역사의 한 부분이다. 때로는 세상을 간추려 주는 사람이 고맙기도 한 법이다.